다시 복귀.
오늘 마찰이 좀 있었다.
갈수록 기울어져가는 형편을 타계해보기 위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
새벽에 마치는 일.
그래. 부모님이 좋아할 리가 없지.

알고 있지만,
그래서 미리 이야기까지 다 해놨는데,
다짜고차 "하지마!"
내 고막을 때리며 오랜 여운을 남기는 날카로운 외침에
나도 모르게 울컥. 했다.
구하느라 힘들었거든. 몇날 몇일 고민해서 겨우 내린 결정이었거든. 그런데 이야기도 제대로 안들어보고 무조건 "하지마!"야??

옆에서 친구가 정색을 하면서 한마디 한다.
"너 피를 바꿔보는게 어때?"

내 혈액형. B형이다.
남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성격 나쁘고, 변덕 심하고, 욱하는 성질머리에, 자기중심적이라는..
못된것들은 주렁주렁 달고있다는 그 B형.

친구의 동거남.
내가 생각해도 이해안될정도로 나이 헛먹은 그 놈이 하필 B형.
조금만 "욱"하는 모습만 보여도 친구는 신랄한 'B형 비판'을 시작한다.

혈액형이랑 무슨 상관인가.
내 곁에는 그 소심하고 가정적이라는 A형이라지만 허풍세고 바람잘피며 사는 무모한 친구가 있다.
내 곁에는 변덕심하고 성격이 지랄맞다는 B형이라지만 아주 청순하고 여성적이고 조용조용한 친구가 있다.
내 곁에는 활달하고 오지랍넓은 O형이라지만 내성적이고 부끄럼많은 수줍은 친구가 있다.
내 곁에는 자기 세계가 강하고 고집센 AB형이라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온화한 친구가 있다.

내가 욱하는게 피때문이냐?
만약 일안하면 안되면서 제약은 많고 그래도 심기일전해서 겨우 일자리 찾았더니 머리,꼬리 다 잘라먹고 무조건 '하지마!' 소리지르는 걸 방실방실 웃으면서 순순히 따라야 이 지랄맞다는(친구 표현대로) B형 성격에서 탈피하는거냐?

괜히 피땜에 욕먹었네. 쳇.

....
친구의 이 한마디에 또 울컥한 나를보면...
-┏ 역시 난 B형이냐!! -_-;;;(결론이 왜이래!)
이글루스 가든 - 아무것도아닌이야기들
by 호문클루스 | 2005/11/11 01:09 | +아무것도아닌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2)
지쳤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아무도 만나기가 싫어졌다.








그 진저리나는 너희들에 가식에 난 정말 지쳐버렸다.
by 호문클루스 | 2005/10/29 18:33 | 트랙백 | 덧글(1)
고양이같은아이.
*
강아지는 말야.


맛있는 먹이만 있어면 누구나와 금방 친해지고 쉽게 꼬리를 흔들어.
그리고 외로움을 못견뎌해서 사람들이랑 부대끼는 걸 참 좋아하지.
길들이기도 참 쉽고 가까워지기도 참 쉬워.
붙임성도 좋아서 함께 있으면 늘 내곁에서 맴돌며
짖고 꼬리를 흔들고 다가와서 재롱도 떨고
주인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아낌없이 나타내지..


고양이는 말야.


먹이따위로 고양이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아.
얄밉게도 자신의 먹이를 먹고난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지.
여러 존재에게 마음을 주기보단 한 존재에게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곤 해.
그만큼 길들이기도 쉽지 않고 가까워졌다 싶으면 어느새 거리감이 느껴져.
애정표현은 헤프지않게.
너무 무심해서 시무룩해져있을 때 살며시 다가와 부비부비해주는 애교를 지니고 있어.

*


난 말이지.
상당히 강아지같은 아이였다.
사람들 중심에 있는것을 좋아했고
누구든 만나면 쉽게 친해지고 마음을 쉽게 주곤했다.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고 아프기도 많이 아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주기를 꺼려하지 않았다.
한번 마음을 준 상대에게는 그에게 맞춰가려고 애쓰고
그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즐겨했었다.
언제나 난 애교덩어리였고 애정표현도 서슴치 않았던
그런 강아지같은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인가.
고양이같은 아이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세계에 내가 길들여져 가고 순응하기보다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곤 했으니까.
사람들이 이야기하곤 한다.
"너와 가까워졌다고 확신한 순간 넌 내게서 너무 멀게 느껴져."
불특정다수에게 열었던 마음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게 더 쉬울만큼
좁아져 버렸다.
외로움을 혐오했던 나이지만 이젠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내가 되어있었다.
사랑이라는 말을 쉽게 내뱉지도 않는다.


이건 다. 고양이같았던 그 사람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후에.
날 사랑할 이도.
이렇게 변해버린 나로인해 힘들고 아파하게될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글루스 가든 - 아무것도아닌이야기들
by 호문클루스 | 2005/09/27 22:53 | +아무것도아닌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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